연봉 계약서에 사인할 때만 해도 저는 제가 부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3년 뒤 전세 자금 대출을 알아보러 은행에 갔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객님, 신용대출 한도가 꽉 차 있으신데요?”
제 방을 둘러봤습니다. 400만 원짜리 맥북 프로, 300만 원짜리 허먼밀러 의자, 종류별로 쌓인 키보드… 장비는 ‘풀옵션’인데 제 자산은 ‘마이너스’였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나는 내 인생의 런타임 에러(Runtime Error)를 방치하고 있었구나.” 오늘 이야기는 코딩보다 더 중요한 ‘돈 관리’에 대한 저의 처절한 반성문입니다.

1. 개발자가 돈을 못 모으는 ‘알고리즘’
개발자는 다른 직군보다 초봉이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깁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보상 심리 소비’가 폭발합니다.
- ✅ 장비병 (Gear Acquisition Syndrome): “이 키보드를 사면 생산성이 오를 거야”라는 합리화로 매달 수십만 원을 씁니다.
- ✅ 구독의 늪: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은 기본이고 챗GPT, 코파일럿(Copilot), 각종 클라우드 서버 비용까지…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비가 엄청납니다.
- ✅ 배달 음식: 야근하고 지쳐서 퇴근하면 요리할 힘이 없죠. 배달비 4천 원은 우습게 알고 매일 2만 원짜리 음식을 시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AWS 서버 비용으로 매달 5만 원씩 나가는 걸 1년 동안 몰랐습니다. 안 쓰는 인스턴스를 켜두고 방치했던 거죠. 이게 바로 ‘누수 코드’입니다.”
2. 지출 리팩토링(Refactoring): 소비를 최적화하라
재테크를 결심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주식 계좌 개설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가계부 디버깅’이었습니다. 코드를 최적화하듯 제 소비 패턴을 뜯어고쳤습니다.
가장 효과적이었던 건 ‘장비 구매 30일 지연 규칙’입니다. 사고 싶은 키보드가 생기면 장바구니에 넣고 딱 30일만 기다립니다. 놀랍게도 30일 뒤에는 그게 왜 갖고 싶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경우가 80%였습니다. 이 규칙 하나로 연간 200만 원을 아꼈습니다.
💡 코드캠의 실전 TIP: ‘파킹통장’ 활용하기
월급이 들어오면 생활비, 저축, 고정비를 칼같이 나눕니다. 그리고 남는 예비 자금은 일반 입출금 통장이 아니라, 하루만 넣어도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토스, 카카오뱅크 등)’에 넣어두세요. 커피값 정도는 매달 벌립니다.
3. ‘나’라는 서버의 유지보수 비용
개발자에게 최고의 재테크는 무엇일까요? 주식 대박? 코인? 아닙니다. 바로 ‘건강’입니다.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목, 허리, 손목이 고장 나기 시작합니다. 이때 병원비로 나가는 돈이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배달 음식을 끊고 그 돈으로 헬스장을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영양제를 챙겨 먹기 시작했죠. 당장의 잔고는 줄어드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장 수익률 높은 투자였습니다.
코드는 늙지만 자산은 복리로 자랍니다
우리가 작성한 코드는 3년만 지나도 ‘레거시(Legacy)’가 되어 낡아버립니다. 하지만 올바르게 투자한 자산은 복리의 마법으로 불어납니다.
지금 책상 위에 놓인 화려한 장비들을 보세요. 그게 여러분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오늘부터 ‘소비 요정’을 해고하고, 내 통장을 위한 ‘시스템 아키텍트’가 되어보세요. 1년 뒤, 여러분의 잔고는 완전히 다른 숫자를 보여줄 겁니다.



